2020-01-05 22:00  |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과열'..."콘텐츠 제작자 영입 전쟁"

[콘텐츠경제 김민정 기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런칭을 했고 애플TV 플러스는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콘텐츠기업들은 구독자의 이탈은 막으면서 제작자를 영입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의 경쟁 구도는 격렬해지는데 인재는 턱없이 부족해 결국에는 같은 제작자가 여러 업체와 작업하게 된다. 오랫동안 유지되던 할리우드 전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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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제작자에게 있고 스트리밍 기업은 많이 개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진=pixabay

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HBO 맥스는 최근 신규 서비스의 희망 중 하나인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보트를 배경으로 한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를 구매했다. 그러나 소더버그 감독은 넷플릭스 제국의 희망이기도 하다. 소더버그 감독, 메릴 스트립 주연의 범죄 드라마물 '시크릿 세탁소'가 3주 전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아마존 역시 소더버그 감독에게 도박을 걸었다. 아마존은 상원 내부 고발자인 다니엘 존스에 대한 정치 스릴러물인 '더 리포트'을 공개할 예정이다. 소더버그가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크래시' 같은 수많은 작품을 기획한 베타랑 제작자 톰 누난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일은 독점에서 유비쿼티스로의 전환"이라며 "기업들이 제작자와 독점으로 작업하는 게 아니라 여러 업체와 일하게 한다는 점은 중요하고 중대한 변화”라고 지적한다.

누난과 다른 이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제작자의 자유로운 작업 장소 이전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새롭고 신선한 신예를 차단되어 소비자가 보는 결과물과 엔터테인먼트 자체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염려를 표한다. 그들은 소비자를 위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 기업이 좀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볼거리는 많아졌지만 같은 사람들에게 나오는 작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다른 스튜디오의 인재 영입을 피했다. 경쟁을 위해 여러 기업과 동시에 일하는 사람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시간과 로열티를 쏟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급 제작자는 종종 홈을 두고 한 회사와 작업하는 것을 선호했다.

현대에는 제작자가 잠재적인 재정 지원과 프로젝트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스튜디오와 작업을 독점 계약하는 ‘퍼스트룩 딜’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때로는 이런 형태의 계약이 공식적이기도 했지만 종종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70년대에 워너 브로스 사와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36편 이상을 함께 제작했다.

새로운 제작자 세대 역시 홈 베이스로 둘 기업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여러 기업과 일하는 것을 중단하지는 않는다. 한 예로 넷플릭스는 다작하는 TV 제작자 라이언 머피를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으로 끌어 오기 위해 3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했다.

올해 가을에 공개된 '더 폴리티션'을 비롯하여 많은 프로그램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머피는 넷플릭스 경쟁사인 디즈니에서도 사업적으로 중요한 존재이다.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포즈'와 응급구조서비스 시리즈 '9-1-1', 인기 시리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은 물론 공개 예정인 모니카 르윈스키와 빌 클린턴의 이야기를 다룬 '탄핵'은 모두 디즈니가 소유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되었다.

다른 유명 제작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레이 아나토미'와 '하우 투 겟어웨이 위드 머더'의 제작자인 숀다 라임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넷플릭스는 숀다 라임즈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지불했지만, 라임즈는 여전히 디즈니의 ABC와 황금 시간대에 여러 편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디즈니 '스타 워즈' 시리즈의 제작자 J.J. 에이브럼스는 지난 달 워너 브로스 사의 HBO 맥스 무대에 등장하여 기자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봄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라이온 킹'과 '만달로리안'을 제작하고 ‘마블’ 시리즈를 감독 및 출연한 디즈니의 충직한 일꾼인 존 파브로 역시 디즈니의 라이벌인 넷플릭스와는 '셰프 쇼'를 선보였고, 애플 TV 플러스와는 자연사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다.

현재 상황은 제작자를 전국 또는 전 세계 신작 홍보 투어에 내몰고 있다. 일부 제작자는 홍보 투어까지 진행하면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러나 여러 곳과 동시에 작업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은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예술적인 자유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결국 권력은 제작자에게 있고 스트리밍 기업은 많이 개입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기업이 많은 수익을 내려고 하는 이상 한동안은 제작자가 우위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전통 영화 스튜디오와의 작업과 달리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은 최소한의 제작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얻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스튜디오처럼 장기적 관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김민정 기자 kmj@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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