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1 17:35  |  MCN·뉴미디어

[콘경 인문학] 가상을 바라보는 4가지 생각

[콘텐츠경제 이혜지 기자] 인간의 역사는 가상의 역사로 불린다. 이로 인해 가상이라는 개념만큼 다양하게 해석되는 사례도 드물다. 가상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거짓, 허구, 모방으로 주장한다. 반면 긍정적인 관점은 가상을 창조의 원동력으로 바라본다.

“가상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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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사진=pixabay
플라톤은 가상을 거짓으로 인식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에 드러난 현상세계는 참실재인 이데아를 모방했다. 이데아는 현상의 사물들에 관여를 한다. 시공간을 점유하는 현상세계를 다시 모사한 시뮬라크르(simulacre)는 이데아를 부정한다.

이데아와 가상 사이의 현상세계 사물들은 실재성의 부재보다 실재성이 결여된 대상이다. 가상은 진리를 왜곡하는 것이며 부정적인 거짓 현상이다.

플라톤의 인식론을 가상현실에 적용하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의 세계는 허구, 거짓 세상이다. 과연 가상현실이 진리를 왜곡한 것일까?

“가상은 차이(differenc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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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은 창조의 원동력. 사진=pixabay
플라톤 중심의 서구의 표상중심의 사고를 비판한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는 가상을 창조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이데아로부터 2단계나 떨어진 가상은 동일성과 유사성을 상실했다. 가상은 독립된 재현체계, 실재를 넘어 완성된 체계를 지닌 존재이며 오히려 이데아를 능가한다.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가상을 ‘차이’라고 주장했다.

가상은 이데아를 모방한 동일성의 반복이 아니다. 오히려 가상은 이데아와 차이의 반복을 통해 원형을 넘어선다. 반복과 차이는 가상을 창조하는 역동성이다. 들뢰즈가 주장하는 반복은 동일한 것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차이를 생산하는 반복이다.

“가상은 끊임없이 소통하는 뫼비우스의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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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사진=pixabay
피에르 레비에 따르면 가상은 실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립하는 개념이다. 가상은 현실로 이행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현실 또한 가상으로 이행해 또 다른 문제를 창의적으로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상은 현실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된다. 가상은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창조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피에르 레비는 가상을 ‘뫼비우스의 띠’에 비유한다. 가상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분법으로 대립되는 개념들의 경계가 가상을 통해 소통되는 것이다.

“가상은 실재 세계를 숨기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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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 사진=pixabay
프랑스의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는 이 시대를 시뮬레이션이나 이미지가 지배하는 사회로 규정한다. 더 나아가 실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가상 세계라고 주장한다.

가상은 지시할 수 있는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며, 모사의 논리만이 작동한다. 시뮬라크르는 현실적 존재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이다.

디즈니랜드는 환상과 공상의 유희이며 시뮬라크르들의 완벽한 모델이다. 디즈니랜드는 실재의 세계가 허구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역으로 제시된 세계이다. 보드리야르는 가상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인식한다.

이혜지 기자 lhj@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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