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2 19:20  |  웹툰·웹콘텐츠

[콘경 인문학] 시뮬라크르, "인기 캐릭터 라이언은 사자를 모방하지 않았다"

[콘텐츠경제 이종균 기자]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시뮬라시옹 책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고객에거 건네준다. 이 장면은 네오가 사는 가상세계가 실체 없는 이미지의 세계라는 것을 암시한다. 영화 속 장면은 보드리야르의 저서 ‘시뮬라시옹’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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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는 시뮬라크르의 세계를 표현했다. 사진=네이버 영화
시뮬라크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인공물을 말한다.

시뮬라크르는 세 가지 층위로 나뉜다. 첫 번째 층위 시뮬라크르는 모방, 위조로 형성된 순수한 재현 실체다. 두 번째 층위 시뮬라크르는 에너지와 힘, 기계에 의한 물질화, 모든 생산 시스템 속에 형성된 공상 과학이다. 세 번째 층위의 시뮬라크르는 정보, 모델, 정보ᆞ통신 등에 형성된 것이다.

세 번째 층위의 시뮬라크르는 현대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모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세 번째 층위의 시뮬라크르는 원본이 없는 이미지이며, 원본 없는 이미지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한다.

라이언은 사자을 모방하지 않았다

시뮬라크르의 대표적인 예로 캐릭터 라이언이 있다. 라이언은 사자를 원본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사자와의 지시 관계를 끊고 라이언은 더 이상 사자에 종속되지 않는다. 사자는 독립된 또 다른 원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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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라이언은 원본 사자와 독립된 시뮬라크르다. 사진=카카오 프렌즈
원본을 복제한 가상의 이미지가 원본과의 관계를 끊고 또 다른 원본이 되는 과정을 '시뮬라시옹'이라 하며 이 원본을 시뮬라크르라고 한다. 시뮬라시옹은 현실의 모사도 모방도 아니고, 기원도 현실성도 없는 모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시뮬라크르들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현대사회에서 가상실재가 진짜 실재를 지배하고 대체한다. 더 이상 모사할 실재가 없어진 시뮬라크르들은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하이퍼 리얼리티를 생산한다.

디즈니랜드는 미국이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감춘다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를 하이퍼 리얼리티의 전략으로 만들어낸 가상실재의 대표적인 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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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는 하이퍼 리얼리티의 전략이다. 사진=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는 실재의 나라, 실재의 미국 전체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은 여타의 세계가 실재라는 사실을 믿게 하기 위하여 상상적인 세계로 제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계가 어린애 티를 내려하는 이유는 어른들이란 다른 곳, 즉 실제의 세상에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하여, 그리고 진정한 유치함이 도처에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서이다. 어른들의 유치성 그 자체가 그들의 실제 유치성을 환상으로 돌리기 위하여 여기서 어린애 흉내를 낸다.

현대사회에는 원본과 복제물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현대판 하이퍼 리얼리티는 VR콘텐츠다. 또 인기 캐릭터는 복제물이 아닌 원본이 되었다. 복제물이 원본을 대체한 사회가 된 것이다. 보드리야르의 주장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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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균 기자 ljk@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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