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6 13:55  |  엔터테인먼트

[콘경 인문학] 아도르노 문화산업론, 새로울 것 없는 새로운 콘텐츠

[콘텐츠경제 이혜지 기자] 아도르노는 대중문화를 문화산업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문화는 인간적인 가치와 창조성을 표현하여 산업에는 적대적이었다. 아도르노는 자본주의하에서 문화를 이윤 추구를 위해 존재하는 사업으로 생각한다. 오늘날 대중문화를 평가하는 기준은 인기, 수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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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인기, 수익에 의해 평가된다. 사진=Tioga Downs
아도르노는 문화산업의 주요 특징을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라고 말한다.

표준화는 대량 생산 체제의 산물로서 대중문화의 본질적 특성이다. 대중음악은 표준적인 원칙을 따른다. 곡조는 32마디로 구성되어야 하고, 음역은 9도 내로 제한된다. 인기 대중가요는 이미 청취자의 귀에 익숙한 구조로 만들어져 몇 마디만 들어도 노래가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처음듣는 노래도 어디선가 자주 들어본 듯 친숙함이 있다. 문화산업의 산물들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다른 상품들처럼 표준적인 도식에 따라 끊임없이 생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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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는 문화를 대량생산하여 동질화 한다. 사진=Steemit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표준화는 지속되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드라마 소재, 비슷한 음악 리듬 등이 그 예다. 우리는 표준화된 대중문화에 이미 익숙해졌다. 자본가들은 성공이 보장받기 위해 표준화를 강화하고 있다.

표준화가 이전의 성공작을 반복하여 실패를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지만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표준화는 대중에게 반복의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대중이 반복성을 인식하면 더 이상 대중문화를 구매하지 않는다. 이제 문화산업은 대중에게 새로움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사이비 개성화는 대중에게 문화산업이 새로운 것, 예전의 것과 다른 것, 개성적인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문화산업은 참신하다, 신선하다, 독특하다와 같은 형용사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아도르노는 진정한 의미에서 개성적이고 특수한 것이 아니다. 개성적인 것으로 가장한 가짜, 사이비 개성에 불과하다. 그는 대중문화의 단계에서 새로운 것이란 ‘새로움’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능 프로그램은 사이비 개성화의 대표적 예다. 시즌과 매회 새로울 것 없는 동일한 이야기 반복, 표준화된 캐릭터 등장한다.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동일한 내용과 형식으로 동질화되며 과거에 방영된 동일한 소재들을 단순히 새롭게 포장할 뿐이다. 문화산업의 사이비 개성화는 새로움을 배제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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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개성화는 예전과 다른 새로운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사진=tvN
아도르노의 주장처럼 오늘날의 문화콘텐츠는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문화산업 비판은 이론적으로 아직 유효하다.

이혜지 기자 lhj@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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