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 18:45  |  엔터테인먼트

[콘경 인문학] 집단기억과 문화적 기억

[콘텐츠경제 박주하 기자] 기억은 생리적이다. 반면 사회적 기억도 있다. 생리적 기억이 감각과 인지과정의 결과물이라면 집단적·문화적 기억은 사회와 문화가 만든 기억이다.

기억은 과거를 회상하는 행위이다. 기억 행위의 주체는 개인이며, 과거는 기억의 대상이 된다. 20세기 초반까지 기억은 생리적으로 다루어졌다. 베르그송은 ‘물질과 기억’에서 진정한 기억으로서 순수 기억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기억은 철저히 개인의 기억이다. 기억이란 정신적 상태의 연속을 의미하는 ‘지속’이다. 지속은 인간의 기억의 토대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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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과거를 회상하는 행위다. 사진=생각노트
베르그송과 달리 알박스는 뒤르켐(E. Durkheim)이 말하는 ‘집단의식’ 개념으로 집단기억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집단기억은 개인에 의해 구성된 순수한 인식 과정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구성된 기억이며 본질적으로 기억에 내재해 있는 집단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는 인간이 과거를 회상하고, 인지하고, 기억의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사회라고 생각한다. 기억의 집단적 성격을 강조한 것이다.

인간의 기억은 사회적 관계의 산물인 언어에 의해 형성된다. 언어 없이는 기억의 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의 모든 기억은 집단기억일 수밖에 없다. 기억의 주체는 개인이지만 집단적 기억의 테두리 안에서 선별된 것이 기억의 내용을 이룬다. 기억은 사회 속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구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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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사진=Johns Hopkins Medicine
개인은 과거를 회상할 때 언제나 기억의 사회적 틀을 사용한다. 사회는 개인에게 기억의 사회적 틀을 제공한다. 집단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억은 개인들에 의해서 조합되고 재구성된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집단기억이다. 사회적 틀을 떠나 개인의 기억은 불가능한 것이다. 또 기억의 내용은 과거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소환한다.

집단기억은 영원히 유지되지 못한다. 기억을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형식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문화적 기억이다. 문화적 기억은 문화적 창조물이다. 문화적 기억은 기억의 의미를 전승해주며, 의미를 상징으로 전환한 기억이다.

문화적 기억은 의미를 전승하기 위해 문화적 매체를 필요로 한다. 축제, 제의, 기념, 다큐멘터리, 영화와 같은 문화적 매체를 통해 기억은 의미를 획득하고, 유지된다. 사회와 집단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듯, 문화적 기억은 문화적 매체가 영향을 미친다. 문화적 매체에 의해서 재현되는 문화적 기억은 사회구성원들이 과거를 공유하고, 회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문화적 기억은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매개하는 미디어를 통해서 재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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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기억은 문화적으로 재현되며, 역사 영화는 문화적 기억이다. 사진=네이버 영화
팩션(faction) 형식의 콘텐츠는 허구와 사실의 경계에서 다양한 의미 해석을 불러온다. 하지만 과거를 소재로 하는 팩션 콘텐츠가 오늘날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이 콘텐츠들은 문화적 매체를 통해 재현된 과거 회상이며, 문화적 기억이다.

박주하 기자 pjh@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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