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3 14:10  |  엔터테인먼트

[영상뉴스]기생충의 영화미학, '냄새'

[콘텐츠경제 김도희 기자]

영화 '기생충'에 나온 '냄새'와 '기정의 죽음'은 함축적 의미를 지녔다.

봉준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해듯이, 기름 냄새, 음식 냄새, 먼지 냄새, 비린 냄새, 병원 냄새 등의 냄새는 그 사람의 삶을 담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든 향이 아닌 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 벤 냄새가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우리는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택(송광호)은 처음부터 반지하에 살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인물들의 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기택네 가족은 사업이 망하게 되면서 조금씩 높은 곳(지상)에서 낮은 곳(반지하)으로 이사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

박사장네 집에 기택의 가족 구성원이 모두 들어오는데 성공한 후, 박사장네 아들 다송이가 기택, 충숙(장혜진), 기정(박소담)에게서 똑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마치 치킨을 치웠어도 그 장소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선 여전히 그곳에 치킨 냄새가 맴돈다.

결국 기택의 가족들이 겉으로는 번듯해 보이고, 자신이 맡은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는 것처럼 보여도 근복적인 냄새는 속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중반부에서 박사장(이선균)이 연교(조여정)와 소파에 누워있는 장면에서 나눈 대화를 들어보면 박사장이 기택에게서 어떤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지하철 타면 나는 냄새 말이야"

지하철은 기택의 가족이 사는 곳처럼 땅 밑에 있는 장소다. 지하철을 타면 나는 냄새는 지하에 사는 사람들의 냄새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기택네 가족들은 빨래를 따로해야 되나 생각하지만 딸 기정이는 그게 아니라 우리한테서 '반지하 냄새'가 나는 거라고 말한다.

기정이가 말한 '반지하 냄새'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기택네 가족은 비록 반지하에 살지만 그곳에서 생계를 꾸려나가려고 노력을 한다.

명백히 사람이 살고 있고, 누군가에겐 그곳이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공간'으로 살면서 몸에 벤 냄새는 사람 사는 냄새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택은 박사장의 은근한 뒷담화와 갑질, 지하에 오랫동안 숨어살던 문광의 남편에게서 나는 냄새를 불쾌하다는 듯 코를 막는 행동을 한다. 반지하에 살고 있는 자신의 삶(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것 같은 모멸감과 우월주의에 빠진듯한 박사장의 지난 행동들에 대한 분노로 박사장을 살해한 것이다.

김도희 기자 kdh@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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