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9 15:45  |  엔터테인먼트

[콘경 인문학] 게임포비아 VS 게임필리아

[콘텐츠경제 이혜지 기자] 게임은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집과 지하철, 버스, 정류장, 학교, 교회나 절, 비행기 안에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을 즐긴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면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 됐다. 게임의 일상화는 스마트폰 시대만의 특징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대뿐 아니라 PCS 시대, 286컴퓨터 시대, 전자오락실 시대에도 게임은 대중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즐기는 문화 콘텐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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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 됐다. 과거에도 게임은 대중들이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즐기는 문화 콘텐츠였다. 사진=The Star
게임은 기본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놀이다. 말하자면 일정한 시간의 소비가 보장될 때, 게임의 놀이가 성립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게임을 둘러싼 갈등은 사실 게임 콘텐츠 자체보다는 게임을 즐기는 시간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부모는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로 게임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간 게임 갈등은 또 다른 갈등을 낳았다. 이제 게임의 폭력성과 교육적 효과는 게임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됐고, 찬반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들은 게임의 과도한 이용 때문에 청소년들이 훨씬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게임의 폭력성이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게임이 단지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반영할 뿐이라는 주장을 한다.

또 부모들은 게임이 아이들의 학습을 떨어뜨리고, 공부하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빼앗아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화 연구자들은 게임이 오히려 아이들의 학습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여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긍정과 부정의 효과가 공존하지만 대부분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게임포비아가 사회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게임의 부정적인 담론들이 유포되면서 게임포비아는 어느 순간 국가에 의해 관리되는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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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긍정과 부정의 효과가 공존하지만 대부분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게임포비아가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진=CNN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국가 기관은 청소년 보호를 앞세워 게임포비아를 확대 재생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특히 게임이 연루된 반사회적 사건들이 미디어를 통해 과장되게 보도되고,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하는 국가는 게임의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보수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게임포비아의 유포, 확산에는 대체로 국가의 통치주의, 보수주의 등 특정 이데올로기가 개입한다. 그리고 이념들의 동맹이 법과 제도를 통해 게임포비아를 정당한 사회적 가치로 둔갑시켜버렸다.

이제 게임의 가치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게임필리아의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대중은 게임을 문화적 놀이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대중에게 게임은 문화고, 놀이인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행위는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위이다. 놀이에 대한 욕망은 인간 감정의 깊은 심연에 자리하고 있다. 게임은 그래서 화학물질에 의거한 약물 중독이나 단순 반복에 의거한 행위 중독과는 다른 인간의 감성 부분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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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게임을 문화적 놀이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게임을 즐기는 행위는 인간에게 즐거움을 준다. 사진=familyfuncanada
게임의 몰입 감정은 약물이나 도박보다는 오히려 연인에 대한 로맨틱한 사랑이나 예술에 대한 강한 열정의 감정에 더 가깝다. 이것이 제3의 중독이라 부를 수 있는 감성 중독이다.

게임 반영론은 게임이 폭력과 무관하다는 관점이 아니라 게임이 사회적 폭력의 현실에 일정하게 조응한다는 관점이다. 게임 반영론은 게임과 폭력의 관계에서 상호 영향을 중시한다. 게임은 사회적 폭력의 원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폭력적인 현실을 성찰하게 해주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다.

이혜지 기자 lhj@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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