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1 10:30  |  웹툰·웹콘텐츠

방탄소년단 '세계관' 구축..."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활용"

[콘텐츠경제 임재민 기자] 방탄소년단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여러 개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하나'로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이하 SAVE ME)’가 지난 1월 17일부터 4월 11일까지 네이버웹툰에 연재되고 있다. 뒤이어 방탄소년단은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이하 Map of the soul)’를 지난 4월 12일에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의 팬은 ‘SAVE ME’의 마지막 화를 읽은 다음 날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음악을 감상했다. 팬이 아닌 사람에게 ‘Map of the soul’은 단지 7곡이 담긴 앨범이다. 반면 ‘SAVE ME’를 모두 읽은 팬에게 ‘Map of the soul’은 방탄소년단이 만들어가는 또 다른 이야기다.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는 ‘화양연화 Pt.1’과 ‘화양연화 Pt.2’는 앨범이고, 화양연화 ‘Pt.0 SAVE ME’는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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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사진=화양연화 Pt.0 SAVE ME
웹툰과 앨범은 각각 독립적으로 감상 가능한 콘텐츠지만, 팬들은 두 개를 모두 감상하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Map of the soul’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영어 제목 ‘Boy with luv’는 방탄소년단이 2014년 발표한 ‘상남자’의 영어 제목 ‘Boy in luv’와 유사하다. 앨범의 첫 곡 ‘Intro: Persona’의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RM은 ‘상남자’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교복을 입고 있다. 이런 힌트들을 발견한 팬들은 ‘Map of the soul’이 방탄소년단 세계관의 재설정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

김석진(BTS 진)은 같은 학교 친구로 설정된 다른 멤버들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김석진이 ‘SAVE ME’에서 겪는 일들은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 시리즈에서 묘사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SAVE ME 앞에 ‘화양연화 Pt.0’가 붙는 것 자체가 ‘화양연화 Pt.1’, ‘화양연화 Pt.2’ 등 방탄소년단의 앨범과 연속성을 갖는다는 의미다.

‘SAVE ME’는 ‘화양연화’의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미처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완성하고, 이것은 다시 새 앨범에 담긴 콘텐츠를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방탄소년단이 ‘화양연화 Pt.1, 2’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뒤, 아이돌 그룹이 세계관을 갖는 것은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관을 ‘SAVE ME’, 소설의 형식으로 정리한 ‘화양연화 더 노트’ 등을 통해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화양연화’ 이외의 앨범 시리즈까지 하나의 거대한 세계로 묶고 있다.

세계관의 재설정은 ‘화양연화 Pt.1, 2’가 아닌 방탄소년단의 초창기인 ‘학교 3부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탄소년단은 인기 아이돌인 실제 그들의 역사와 ‘화양연화’를 중심으로 펼쳐진 가상의 역사라는 두 개의 세계를 갖는다.

이 두 개의 세계는 상호 보완하며 각자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SAVE ME’에서 김석진은 자신의 방 안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꽃잎을 본다.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초현실적인 표현으로만 보이겠지만, 팬들에게 이 꽃잎의 의미는 다르게 다가온다.

꽃은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봄날’의 중요한 소재다. 이 곡의 가사에는 ‘눈꽃이 떨어져요’,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봄날’에 담긴 소재는 ‘SAVE ME’의 이야기를 꾸미는 소재로 작동한다.

반대로 가상의 이야기는 현실의 방탄소년단 이미지를 보다 구체화한다. ‘SAVE ME’에서 김석진은 “이미 얽혀버린 운명 속에서 혼자의 힘으로는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라고 말한다. 작품 속에서 이 대사는 루프에 갇힌 그의 운명을 말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시간마저 뛰어넘는 운명으로 묶인 존재가 됐다.

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매력이 ‘SAVE ME’와 같은 2차 콘텐츠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다듬어진다. ‘SAVE ME’와 ‘화양연화 Pt.1, 2’ 시리즈의 뮤직비디오들을 통해 묘사되는 어둡고 우울한 청춘의 모습은 방탄소년단이 노래에서 표현하는 그들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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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시리즈에 묘사되는 어두운 배경들은 우울한 청년들의 모습과 방탄소년단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사진=화양연화 pt.2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노래, 뮤직비디오, 웹툰, 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로 가상의 세계를 일관되게 만들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콘텐츠가 방탄소년단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콘텐츠는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현실이 가상을 만들어내고, 다시 가상이 현실에 영향을 주며, 두 세계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웹툰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대중문화 산업의 측면에서 방탄소년단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소속사는 지금 현실의 아이돌마저도 세계관이 필요한 이유와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마치 교과서처럼 보여주고 있다.

참고자료
강명석, 아이돌 산업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임재민 기자 ijm@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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