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 14:15  |  MCN·뉴미디어

[콘텐츠 이슈] 8K 콘텐츠, 방송업계 적극 도입 VS OTT 소극적 자세

[콘텐츠경제 김하나 기자] 4K를 넘어 더욱 선명한 해상도를 자랑하는 8K가 방송·통신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7,680*4,320의 픽셀 해상도를 일컫는 8K는 현존하는 UHD TV 중에서 가장 고품질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방송 업계에서는 고품질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8K 기술에 주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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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업계에서는 고품질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8K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사진=Mindmotion
Markets and Markets의 발표에 따르면, 8K 기술시장의 전 세계 규모는 2019년에 29억 달러로 추산되며 매년 55.5%씩 성장하여 2024년에는 26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8K 기술시장의 성장은 5G 상용화로 인해 데이터 전송 기술이 향상되자 각국 전자 장비 업체에서 8K 화질 TV를 생산하려는 추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8K 콘텐츠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일부 방송사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8K 화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도에 불과하다. 이에 8K TV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3D TV와 같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8K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사는 전 세계에서 일본 공영방송사인 NHK 밖에 없다. NHK는 오래전부터 8K 방송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5년부터 8K 방송의 조기실현을 위해 카메라나, 마이크 등의 방송제작기기부터 방송시스템, 가정용 8K TV 등에 관한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특히, NHK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K 중계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NHK는 8K 영화, 다큐멘터리, 연주회,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일평균 12시간(10시~22시) 동안 제공하고 있다. 영화 프로그램은 8K 화질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고전 영화를 8K 화질로 재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NHK의 8K 편성표를 보면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8K 방송으로 송출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현장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 다큐멘터리의 특성을 살린 것이다. 선명한 화질을 선보이는 데 적합한 자연 탐사, 여행 프로그램도 그 뒤를 잇고 있다.

8K 방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NHK뿐만이 아니다. 룩셈부르크 위성 방송 사업자인 SES Astra는 8K TV 신호를 송출에 성공했고, 2019년 5월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하여 유럽 최초로 8K 위성방송 송수신을 시연했다.

중국은 TV 패널 제조업체인 TCL과 하이센스 공동으로 2022년에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8K TV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두 기업은 가격 경쟁력과 중국의 막대한 내수시장을 앞세워 세계 TV 시장 점유율에서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OTT 플랫폼에서는 넷플릭스가 8K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4월에 넷플릭스는 10부작 SF 드라마인 ‘Lost in Space’를 선보였다. ‘Lost in Space’는 1960년대에 방영된 동명의 TV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현재 시즌 1까지 공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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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업계와 달리 OTT 플랫폼들은 8K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다. 사진=netflix
해당 시리즈는 매 회마다 8K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8K가 아닌, Dolby Vision HDR의 해상도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8K 화질 콘텐츠의 전송속도가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를 중요시하는 스트리밍 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넷플릭스가 8K 콘텐츠를 공개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여겼다는 것이다.

당분간 넷플릭스는 8K 화질의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넷플릭스에서 2020년에 공개 예정인 작품 중에도 8K 화질의 콘텐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8K TV의 보급을 염두에 두고 고화질의 TV 프로그램을 선보이려는 방송사와 달리 넷플릭스는 8K급의 고화질 해상도보다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8K 콘텐츠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온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스트리밍 서비스도 있다. 일본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쿠텐이다. 미국의 매체 Variety 따르면, 라쿠텐 TV는 2019년 하반기에 자사 VOD 서비스에서 8K 해상도의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라쿠텐 TV는 삼성전자, LG, Philips 등과 손을 잡고 해당 제조업체의 스마트 TV에 자사 VOD 서비스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8K 기술은 방송·통신·IT 업계의 공통 화두이다. 8K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방송·통신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상태이다. NHK를 위시한 TV 방송업계에서는 8K TV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8K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양상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에서는 고화질 콘텐츠의 도입으로 인한 데이터 전송 속도의 감소를 우려하여 8K 기술 활용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0년대 초에 전 세계로 퍼진 3D TV 열풍은 3D 블루레이와 3D 게임의 양산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3D 콘텐츠 방송 제작이 부진하자, 덩달아 3D TV에 대한 수요도 줄었다. 8K TV 또한 결국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3D TV처럼 시장에서 곧 사라질 수도 있다. 인프라와 콘텐츠 개발이 길을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김하나 기자 khn@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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