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1:10  |  엔터테인먼트

[콘경 인문학] 감정의 구조, 콘텐츠 선호도 바꾼다

[콘텐츠경제 박주하 기자] 웹툰의 주 독자층은 젊은 세대다. 청소년들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유튜브를 통해 습득한다. 반면, 중장년층은 만화를 선호한다. 또 이들에게 유튜브는 스낵컬쳐와 같은 미디어다.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이 소비하는 콘텐츠 성향은 명확한 차이를 지닌다. 익숙한 미디어에서 나오는 사용자 경험 때문에 소비행태가 달라지는 것인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감정도 소비 행태의 차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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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콘텐츠 선호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pixabay
레이몬드 윌리엄스는 ‘기나긴 혁명’에서 ‘감정의 구조’를 말한다. 감정의 구조란 한 시대의 문화이자 사회 조직 내의 모든 요소들이 특수하게 살아 있는 결과다. 또 ‘감정의 구조’란 공동체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깊고, 널리 공유된 것으로 특정 세대의 문화를 뜻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감정의 구조란 한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으로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공동체 내의 구성원들 사이에 널리 공유된 것이다.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새로운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나름의 방식으로 문화에 대응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콘텐츠, 미디어 등의 새로운 문화에 창조적인 반응을 보여 독특한 감정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는 20~30대와 60~70대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50~1970년대를 살아본 세대는 자신의 경험과 추억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영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반면 이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젊은 세대는 영화 스토리에 반응할 뿐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울 것이다.

감정의 구조가 각 세대별로 다른 것이다. 어떠한 세대도 이전 세대와 동일한 감정구조를 소유하지 않는다. 각 세대는 그 세대의 특수한 감정구조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웹툰, 유튜브, OTT 등도 각 세대별 감정의 구조가 달라 차별적인 소비 행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세대간의 다른 역사적, 사회적 경험의 차이와 초국가적 미디어 생산물의 유통과 소비, 복잡하게 혼합된 대중문화 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감정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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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콘텐츠 선호도가 다른 이유는 상상된 공동체와 감정의 구조 때문이다. 사진=pixabay
각 세대가 지닌 감정의 구조는 ‘상상된 공동체’로 인해 가능해진다. 베네딕트 앤더슨에 따르면, 가장 작은 민족의 구성원들도 자기 동료들을 알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며, 심지어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지만, 구성원 각자의 마음에 서로 친교의 이미지가 살아있다고 말한다.

한 민족이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상상된 공동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상상’이란 허구이거나 가짜라는 뜻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실체로서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특정한 문화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은 상상된 공동체로서 무의적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문화에 대해 동일한 감정의 구조를 공유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젊은층이 중장년층과는 다른 콘텐츠 소비 행태를 보이는 이유다. 감정의 구조는 과학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1960년대 인기 드라마를 세대별로 비교해 감정의 구조를 실증적으로 밝혔다.

한편, 사회학적으로 보면 감정의 구조는 일종의 유대감일 수 있다. 세대별 콘텐츠 소비가 다른 것은 그 세대만의 공통된 화제를 공유하기 위함이며 이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세대별 감정의 구조에 따라 콘텐츠 선호, 소비 행태 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위문화가 어떤 세대에게는 부정적인 문화로 인식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세대에게는 주류 문화가 될 수 있다. 동일한 문화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듯, 동일한 콘텐츠도 세대가 공유하는 감정의 구조에 따라 다르게 수용‧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Raymond,Willians. The Long Revolution
Benedict, Anderson. Imagined Communities

박주하 기자 pjh@con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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